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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해발 3천 미터 알보르즈 산맥을 넘으면서

지평선의순례자 2007. 8. 29. 16:04
해발 3천 미터 알보르즈 산맥을 넘으면서

  이란의 북쪽 머리 부분을 덮고 있는 알보르즈 산맥은 서쪽으로 라쉬트에서부터 동쪽 마샤트까지 이어져있는 이란 최대의 산맥이자 등뼈이다. 이 산맥이 있기에 이란의 다양한 자연이 형성되고 테헤란이 수도로 제 기능을 발휘된 것이다.

  이 산맥을 경계선으로 하여 남쪽으로 거대한 다쉬테 사막과 루트 사막이 있고 이 경계선 북으로 끝없는 숲과 들판이 이어지는 카스피 해이다. 이란의 벼농사 전부가 바로 카스피 해 해안으로 이어지는 들녘에서 지어진다.  또 이곳 들판 주변 넓은 목초지에 젖소와 육우 사육이 가장 많이 이루진다.

  이란 최고 여름 휴양지 알람산 계곡 켈러러다쉬트를 뒤로하고 테헤란으로 향한다. 천의 얼굴을 가진 이란 대자연이라 대하는 것마다 새롭고 신비롭다.

  차 2대가 겨우 피할 정도 좁은 산간 도로를 한 200km 달려야 수도 테헤란에 도달할 수 있다. 꼬불꼬불한 좁은 도로를 계속 타고 올라야하는 운전은 무척 조심스러웠다. 곡예 운전의 대가들이 사는 이란이라 조금 틈만 있으면 비집고 추월을다. 모두들 그리도 바쁠까?

  천길 낭떠러지 절벽을 휘감고 돌아야 하고 곧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절벽 터널을 타고 넘어야한다. 지그재그로 난 도로를 한참 타고 올라 뒤를 돌아보니 어지간히 올라온 것 같은 데 앞으로 오를 산길은 더 멀기만 하다.

  현기증이 밀려오는 것 같다. 그래 차이 하우스가 있는 한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잠시 여유를 즐긴다. 알보르즈 산맥에 어지는 산들의 높이가 대충 4천 미터다.

  이곳 최고봉인 다마반드 산이 5,671m으로 제일 높다 최고봉 옆으로 이어지는 고봉들이 어림잡아 5천 미터를 넘을 것 같다. 마침 휴게소 주인 양반한테 현재 위치가 얼마냐 물어보니 2천 5백 정도란다. 그러면 이 도로 최고 지점은 얼마냐 물어보니 3천 5백은 될 거란다. 우리나라 백두산 높이로는 명함도 못 내밀겠다.

   해발 2천 5백 미터 지점에서 두루 바라 본 풍광은 유럽 알프스를 연상시키고 우리나라 설악산 한 부분을 연상시키는 것 같다. 지대가 높다보니 한여름인데 도로 주변에 이름모를 들꽃이 무수히 많다.

  이곳에 살면서 들꽃에 매료되어가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흔하지 않은 들꽃의 모양과 색깔이 특이해서 그렇다. 그리고 생명력이 무척 강해 건조한 기후 속에서도 보통 몇 달은 견디는 꽃들이다. 생명의 신비와 자연 오묘한 조화가 어울린 모습이다.

   잠시 머리를 식히고 다시 알보르즈 거대한 산등줄기를 타고 오른다. 저 밑으로 큰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이 알보르즈 산맥을 타고 넘는 도로가 너무 높고 멀고 험해 밑으로 터널공사를 하고 있다. 이 터널이 개통되면 거리 시간이 많이 단축될 것 같다.

  약 30분을 굼벵이 기듯이 타고 올라 마지막 긴 터널을 통과한다. 이 터널이 바로 카스피 해 해안 기후와 건조한 스텝 기후를 가르는 경계선이다.

  이 터널을 통과하기 전 푸른 산야가 그림처럼 펼쳐졌는데 약 2km 에 가까운 터널을 빠져나오는 순간부터 벌거숭이 민둥산이 펼쳐진다. 전형적인 건조한 스텝기후의 자연 모습이다. 산에 나무,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산의 모습이다.

  이런 산도 나름대로 웅장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고온 건조한 기후라 하늘이 유달리 푸르다. 앙상한 뼈대를 들어난 기기묘묘한 갈색 바위들이 파란 하늘빛과 어울려 속삭이는 분위기이다.

 비록 산새들과 동물들은 없지만 바위들이 만들어난 모양새가 수천 수백 마리의 동물상처럼 생겼다.

  내리막길을 한참을 달리다 왼쪽에 디진(Dizin) 스키장으로 들어가는 표시가 나온다. 이 스키장은 세계 4위의 위용을 자랑하는 대단지 스키장이다. 천혜의 지형 구조를 가진 이 스키장은 해발 2천 미터 위치에 있으며 10월 말부터 스키장이 문을 열어 이듬해 4월 말에야 문을 닫는다고 하니 거의 반년 동안 문을 여는 셈이다. 이런 자연을 보면서 참 복 많이 받은 나라라는 것이 부러워진다.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테헤란 위성도시 카라쥐(Karaji)가 가깝다는 표시판이 나온다. 이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꼬불꼬불한 계곡에 파란 물빛이 감도는 작은 호수가 나타난다. 꼬리 부분 호수 폭은 좁고 별것 아닌 것 같은 데 내려오면서 호수 폭이 계속 넓어진다. 물빛도 더 푸른빛을 띤 그야말로 캐나디언 로키 산맥에서 본 듯한 그런 호수이다.

  이 호수가 테헤란 시민의 생명 줄인 상수도 수원지 땜이다. 한겨울 쌓인 눈이 녹아내려 만들어진 땜은 그 길이만도 한 10여 킬로미터는 되겠다. 물빛이 완전 코발트빛이다. 이렇게 물이 푸르고 깨끗한 모습은 처음 보았다. 이 땜이 있기에 테헤란 시민들이 물을 물 쓰듯 마구 쓰는가 보다.

  이란은 분명 물 풍족 국가이다. 멀고 험하고 기나긴 카스피 해 일주 여정이었지만 한 이틀 동안 자연에서 얻은 감성은 일상생활에서 찌든 묵은 때를 말끔히 씻어주는 해독제와 같은 역할을 하고도 충분히 남았다.


 알보르즈 산맥을 타고 넘기 전 도로 계곡



 한참 올라와 내려다 본 도로 계곡



 

 휴게소에서 바라본 계곡


 지그재그로 난 도로


 맞은 편 산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해발 2,500m 에 있는 양들 목장


 산에서 만난 들꽃


 들꽃


 터널을 빠져나와 만난 산 모습



 땜을 배격으로


출처 : Iran ju
글쓴이 : 주페르시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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